미국 로맨스 영화를 보면 미국인은 정렬적인 사랑을, 일본 로맨스 영화를 보면 일본인은 지고지순한 사랑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개인차가 있을 수 있고, 모든 영화가 그러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 연구에 따르면, 실제로 미국인은 일본인에 비해 연인을 대개 더 열정적으로 사랑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한 연구에 의하면 연애 상대를 고르거나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많거나 그런 분위기인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연애 상대를 쉽게 선택할 수 있는 환경에 산다는 의미는 뒤집어 말하자면 현재의 연인도 자신과 헤어지고 다른 사람과 새 연애를 시작하기 쉬운 환경에 산다는 뜻이다. 따라서 연애를 하고 있더라도 잠재적 라이벌과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해야 한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확실한 전략이 있어야 하며, 연구에서는 그 전략이 '연인에 대한 열정'이라고 설명한다.
일본 훗카이도대학교 유키 마사키 교수와 그 동료들은 관계의 이동성(relational mobility, 연애 대상을 자유롭게 고르거나 바꿀 수 있는 정도)이 높은 사회에 살고 있는 미국인은 연인을 뺏기거나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이나 리스크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이러한 불안이나 리스크를 낮출 수 있는 전략이 필요, 대개의 경우 열정과 헌신이 그 전략으로 채택된다. 열정을 보이고 정성스럽게 헌신을 다하면 연인이 다른 연애 상대를 찾아 떠날 필요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 열정과 헌신을 통해 사랑을 확신하게 되니 헤어질 생각을 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반면, 관계의 이동성이 낮은 사회에 살고 있는, 즉 연애 상대와 상대적으로 잘 헤어지지 않는 사회에 살고 있는 일본인의 경우, 연인을 뺏기거나 실연당할 리스크나 불안이 미국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따라서 상대를 붙잡아 두기 위한 전략, 즉, 열정이 덜 필요한 것이다. 물론 개인차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훗카이도대 연구진의 설명은 특정 사회의 구성원들이 상대적으로 더 열정적인 사랑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충분한 근거를 제공한다.
관계의 이동성과 연인에 대한 열정의 관계가설에 불과해 보이는 위 내용은 훗카이도대 연구진이 간단한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연구진은 이성애자인 미국인 154명과 일본인 103명을 온라인으로 모집한 후, 설문 조사에 참여하게 했다. 설문 조사는 연인 관계의 이동성을 어느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지, 연인에게 느끼는 열정의 정도 등을 묻는 내용이었다. 처음 관계를 만들어 나갈 때 어떤 헌신 행위를 어떻게 할 것인지도 물었다.
연구 결과, 일본인에 비해 미국인은 연인에게 더 열정적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또한, 더 열정적인 사람일수록 상대에게 다가가고, 상대에게만 깊은 애정을 보임과 동시에 다른 이성과의 관계을 자발적으로 포기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다면 열정이 좋은 전략이 된다는 과학적 근거도 있을까?
연구진은 번식을 위해 좋은 짝을 얻어야 한다는 진화적 관점으로 설명한다. 유키 교수는 "인간의 경우, 좋은 짝을 얻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기본적인 적응 문제다. 우리 연구는 인간의 짝짓기 행동을 연구할 때 사회적-생태학적 요소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한, 선택의 자유가 더 많다면 좀 더 열정을 품어 상대에게 특별한 관심을 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키 교수가 별도로 언급한 것처럼, 이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려면, 다른 국가와 문화적 배경을 대상으로 하는 추가 연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 연구는 지난해 저널 '진화심리학(Evolutionary Psychology)'에 게재됐으며, 일본학술진흥회(Japan Society for the Promotion of Science, JSPS)의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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